교사와 학부모가 손을 잡고 노력하면 교육의 결실은 배가됩니다
04/01/19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 교육구 교육위원회 위원장 애나 발렌시아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Norwalk La Mirada Unified School District)는 커뮤니티와 부모들과의 협력 하에 모든 학생들 안에 내재한 지식과 이해력, 기술 그리고 자세와 태도를 개발함으로써 그들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세계 속에서 평생 배움을 닦으며 생산적인 시민이 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고자 한다’.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 교육 위원회의 강령이다.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는 17 곳의 초등학교, 6 곳의 중학교, 5 곳의 고등학교와 3 곳의 추가 교육 프로그램을 관장하고 있다. 타운뉴스는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 교육위원회 위원장(President of Board of Education) 애나 발렌시아(Ana Valencia) 를 만나 보았다.

 

성장 배경은?

멕시코 미초아칸 지방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일찍 헤어져서 어머니, 언니와 함께 외갓집에서 살았다. 외갓집 어른들과 어머니가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를 결심하고 어른들이 먼저 로스엔젤레스에 와서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이 나중에 따라 왔는데 그때 5 살이었다. 미국에서 유치원을 시작으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배우는 것을 좋아해 학교 생활이 재미 있었다. 멕시코 이민자들이 많이 살았던 이스트 로스엔젤레스 보일 하이츠(East Los Angeles Boyle Heights)에 살았고 학교는 벨베디어중학교와 루즈벨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캘스테이트 엘에이를 다녔으니 모든 교육을 로스엔젤레스에 마친 토박이이다. 전공은 사회학을 주전공으로, 비지니스를 부전공으로 했다. 대학교 졸업 후 홈리스 청소년과 가출 청소년을 돕는 기관에서 사회 복지 부문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 후 인권과 헌법 센터(Center for Human Rights and Constitutional Law)에 스카우트 되어 홈리스 청소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Homeless Youth Program Coordinator) 가 되었다.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일하다가 친구들의 권유와 추천으로 1996년 가을에 로스엔젤레스 교육구의 교사가 되었다. 2001년에는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 교육 위원회에 출마해서 당선되었으며, 2002년부터는 교사 직을 그만 두고 로스엔젤레스 교사 노조인 UTLA(United Teachers Union Los Angeles)에 참여해 임원으로 근무했다. 2011년에 다시 중학교 교사로 교직에 돌아 왔으며 현재까지 체스터 니미츠중학교에서 가르치면서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 교육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사회 복지 일을 하다가 교직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는?

처음 사회 복지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담당하게 된 부문이 홈 리스 청소년과 가출 청소년을 돕는 일이었다. 그 청소년들은 대부분 남미에서 가장의 의무를 지고 돈을 벌러 미국에 밀입국했다가 빈곤과 무지 때문에 길에서 방황하게 된 경우가 많았고, 가출 청소년들은 문제 가정에서 탈출을 시도하거나 본인의 판단 착오로 집을 나와 전국에서 흘러 든 경우들이었다. 문제아들이거나 부랑아들로 비쳐지는 그들은 사실 어른들의 지도와 사회의 도움에 너무나 목말라하는 아이들이었다. 그들이 재활해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각도 방향에서 도와 일하는 중에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방황하는 그들은 인생의 방향을 잡아야 하는 청소년기의 결정적인 시기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받을 기회가 전혀 없었던 아이들이라는 것이었다. 적절한 시기에 받는 바르고 참다운 교육이야말로 청소년들의 삶에 빛을 비춰 평생의 길잡이가 되는 유일한 수단이고 교육을 통해서만 그들의 잠재력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면에, 돕고 있던 청소년들과의 깊은 교감으로 참으로 보람찬 일이기는 했지만 내 자신을 온전히 헌신해야하는 일이었으므로 몇 년 일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점도 있었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계에 몸 담아 근본적인 차원에서 미래를 보며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로스엔젤레스 교육구 노조에서의 경험은?

UTLA에서는 임원으로 일하며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았다. 교육 전반에 걸쳐 소신과 철학을 확립하는 시기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노조 지도자로서 리더십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노조에서 맡아 했던 일은 지역, 주 정부, 연방 정부 차원의 공교육을 대변하는 일이었다. 정치계 인사들과 많이 일해야 했고 국제관계 일도 맡아 했다.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에서 한인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에는 히스패닉 학생들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아시아계 학생들은 약 10 퍼센트인데 그 중에 한인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5-6 퍼센트이다. 작은 비중이지만 한인 학생들은 매우 머리가 좋고 우수한 학생들이어서 두각을 나타낸다.

 

더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립학교를 고려하는 한인 학부모들도 많다.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장단점은?

장단점이라기보다 학부모들이 무엇을 우선 순위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판단과 결정이 달라질 것 같다. 우선 사립학교는 공립학교보다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으므로 학생들의 안전과 규율을 보장하는 면에서 우위에 있을 수 있다. 학생들을 관리하는 조직 면에서도 더 뛰어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의 재정 상태에 따라 학생들에게 제공 가능한 자원이 부족할 수도 있는 단점이 있다. 공립학교는 규모가 훨씬 크고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거나 규율이 느슨하며 학생들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공립학교가 제공할 수 있는 자원은 매우 풍부하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열심히 찾는다면 제공받을 수 있는 자원과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3 C 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협조 (Cooperation), 그리고 협력 (Collaboration)이다. 그 3 C 가 이루어진다면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매우 놀라운 결과를 이룰 수 있다.

 

교육위원회는 어떤 곳이며 어떠한 방식으로 일하는가?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 교육위원회는 전체 교육구의 관리 책임과 의무를 지는 기관으로서 연방 정부와 주 정부에서 내려 오는 교육 정책을 시행하는데 있어서 지침을 마련해 주고 교사 및 교육구 직원들의 고용과 해고를 관리하며, 교육구 내의 정책을 개발 및 시행하여 전체적인 교육구의 원활한 운영을 돕는다.  위원장 밑에 6명의 위원으로 조직되며 위원들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행정적인 일 외에 교육구 내에서 어떤 이슈가 있을 경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접하게 되는 최전선에는 일선 교사들이 있다. 교사들이 제일 먼저 해결점을 찾게 된다. 교사들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교장이 나서게 된다. 교장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교육감에게 올라가게 되고, 최종적으로 교육위원회가 개입한다. 교육 위원회는 접수되는 문제에 있어서 그 단계마다 관찰, 감독을 하게 되고 끝까지 문제가 해결되도록 모니터링을 한다. 전체적으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원활하게 해결이 되도록 조망하는 위치라고 보면 된다.

 

교육위원회가 어떤 곳인지 보다 더 상세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교육위원회는 학부모들에게 활짝 열려 있다. 통합 교육구 웹사이트(www.nlmusd.org)를 방문해도 되고, 위원장 애나 발렌시아(Valencia_ana@nlmusd.org)나 다른 위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 교육구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뉴스레터를 비롯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놀워크-라미라다 통합 교육구는 결코 작은 교육구가 아니지만 관심만 있으면 웹사이트, 인터넷, 이메일 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을 때 우리는 보다 나은 학부모와의 관계를 위해 성공적으로 일할 수 있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주기 원한다.  이메일 하나, 전화 한 통이 성공적인 관계의 첫걸음이다.

 

영어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학교 일에 참여를 망설이는 한인 학부모들이 있다. 교육 위원회 차원에서 통역 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하는가?

현재 개인적 레벨에서 통역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영어를 하기 때문에 부모들에 대한 통역을 무난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커뮤니티 레벨에서 포럼이나 공청회 등 특정한 행사가 있을 때 한인 학부모들이 다수 참여한다는 사전 정보가 있으면 교육 위원회 차원에서 미리 통역 서비스를 마련할 수 있다. 행사가 있는데 한인 학부모들의 참여 여부와 참여 인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으면 통역사 필요 여부가 확실치 않아 예산 집행에서 시행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한인 학부모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때 교육 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수요가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인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모든 교육자들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바라본다는 사실이다. 교육자들은 학생들을 바라보며 아무리 작더라도 그들 속에 잠재하고 있는 가능성의 씨앗을 찾고 있다. 그 씨앗을 발견하면 자양분을 공급하고 보살펴서 활짝 꽃이 피기를 바란다.  개개인마다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분야든 상관없다.  학생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재능과 관심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손을 잡고 노력할 때 그 결실은 배가된다. 그런 면에서 실질적인 바램이 있다면 한인 학부모들이 학부모회 (PTA)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유한다. 학부모회가 활성화되면 교사들과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학부모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며 학부모회의 후원은 교사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으로 돌아가게 된다.  또한, 교육 위원회는 학부모들에게 활짝 열려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항상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기 원하며, 학부모들의 필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 위원회는 우리 아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바르고 수준 높은 교육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학부모들과 협조해 그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공립 교육계에 헌신해 온 소신과 철학은 ‘공교육은 높은 수준에서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믿음을 실천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앞으로 8년 반 후에 은퇴하게 되는데, 은퇴 후에는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 놀워크 라이온스 클럽(Norwalk Lions Club)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지역 라이온스 클럽 활동을 캘리포니아주, 미국 전체, 그리고 국제적 범위로 넓혀 나가고 싶은 의욕이 항상 있었다. 은퇴 후 실행에 옮기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족 친지 사이에 ‘애나 아줌마 (Tia Ana)’ 로 알려져 있다. 누구에게든지 보살핌을 베풀고, 도와 주고, 조언해 주며, 상담을 아끼지 않는 성격 때문이다.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그러고 살지 않을까? 공적으로 활발히 활동해 사회에 공헌하고, 개인적으로 성심을 다해 주위를 돌보며 사는 삶을 가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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