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실업이 증가하면서 150만 가정이 노숙 상태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자선단체인 톰슨로이터 재단에 따르면 이미 미국에는 800만 가정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집세로 지출함에 따라 노숙 위기에 놓여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월 첫째 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60만6000건에 달한다. 뉴욕·캘리포니아 등 주요 도시가 본격적으로 자발적 셧다운(업무 정지)을 시작한 3월 중순 이후 3주일 동안 일자리 약 1700만 개가 미국에서 사라졌다. 3월 셋째 주 330만 건을 기록해 이전 최다치(1982년 69만 건)를 넘어서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뒤 690만 건으로 치솟았다. 이는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기사나 전업주부 등은 제외한 수치이다.

로이터 재단은 이러한 가정들은 수입의 50∼70%를 집세로 지출하거나, 집세 절감을 위해 친척들과 한집에서 빽빽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지난달 미국의 노숙자는 대략 56만 명이었으며, 이번 사태 이후 집세를 못 내거나 친척 집에 함께 살면서 노숙자 위기에 처한 가정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스턴대학 의학·공중보건대 메건 샌델 부교수는 "지금 보이는 노숙자 문제는 빙산의 일각으로 이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수면 아래에는 드러나지 않은 노숙자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노숙자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나 위생, 이동 제한 등을 준수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어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 등에서는 1천억 달러를 의회에서 긴급 승인해 저소득층의 주거나 소규모 임대업자를 지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 다가구주택협회(NMHC)와 부동산 정보 컨소시엄에 따르면 4월 첫 주 미국의 아파트 월세 세입자 3분의 1 가까이가 집세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지난달 초와 2019년 4월 초에는 집세를 지불한 비율이 82%였지만, 지난 1∼5일에는 이 비율이 69%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