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하버드대 입학 사정 시스템
08/06/18  

지원자의 95% 이상이 탈락하는 미국 최고 명문 하버드대의 입학사정 시스템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3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하버드대 입학사정 시스템은 이 대학과 아시아계 단체 연합체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들(SFFA)’ 간의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바늘구멍의 비밀, 출신·동문·재산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9일 “하버드대가 인종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입학전형 과정에서 아시아계를 차별했다는 소송에서 이 대학의 비밀스러운 선발 과정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버드대는 매년 미국 전역에서 학업 성적 등이 뛰어난 고교생 4만 명이 지원하며 합격자는 2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지원자들은 합격률 5% 미만의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하지만, 대학이 학생들을 어떻게 걸러내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NYT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지원자를 출신지에 따라 미국 20개 지역의 목록으로 분류하고 해당 지역과 고교에 친숙한 입학사정관이 배속된 하위 위원회에 각각 배당한다. 일반적으로 2, 3명의 입학사정관이 지원서의 학업(academic), 비교과(extracurricular), 체육(athletic), 인성(personal), 종합(overall) 등 5개 항목을 평가한다. 교사와 지도교사 추천서도 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지원자가 어디 출신이며, 부모가 하버드대를 다녔는지, 돈이 얼마나 많은지, 학교의 다양성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등이 완벽한 수능(SAT) 성적만큼 중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버드대는 특정 집단을 우대하는 ‘팁스(tips)’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 인종과 민족, 동문의 자녀(레거시), 기부자 친척, 교수나 직원 자녀, 선발된 운동선수 등 5개 그룹을 우대한다는 게 소송을 제기한 SFFA 측 주장이다.



입학처장 리스트와 ‘뒷문 입학’ 논란
학교 기부자와 이해관계가 있거나 학교와 관련이 있는 지원자 명단도 ‘입학처장 리스트’ 형태로 별도 관리된다. 동문이 입학 면접관으로 자원봉사하고 지원자인 자녀 이름을 ‘입학처장 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문회 관계자, 기부금 모집 부서 자문을 거쳐 명단의 지원자가 학교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에 따라 등급도 부여된다. 기부금 규모가 클수록 더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피츠시먼스 처장은 “명단의 지원자는 동문회, 장학금 및 대학 발전사업 관계자 가족인 경우가 있고 하버드대 입학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어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지원한다.”고 해명했다. 
하버드대는 성적은 아슬아슬하지만 대학이 선발하길 원하는 지원자 명단인 ‘Z리스트’라는 명단도 별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2019학년도 신입생 중 연간 50∼60명이 Z리스트를 통해 합격증을 거머쥐었으며 이들의 대부분이 백인이나 동문 자녀 등 입학처장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는 것이다. 



아시아계 ‘차별’ 의혹
이번 소송의 쟁점은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줬느냐다. 1990년 교육부 보고서는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미국인을 차별하지 않았지만 그들에게 ‘팁’(입학 우대)을 주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3년 하버드대 내부 보고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점이 입학과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SFFA는 “2000∼2015년 하버드대 지원자 16만 명의 입학 전형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교가 아시아계 지원자의 성격, 호감도, 용기 등 인성 평가 점수를 낮게 매겨 차별을 했다.”고 주장한다.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의 5가지 정보(이름, 가문, 민족, 운동선수, 재정 지원) 등이 적힌 서류를 이용해 최종 판정을 내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 측은 “조직적 차별은 없었다.”며 “2개 집단(아시아계 중 캘리포니아주 출신과 여성)의 특징을 부풀려 전체 아시아계를 차별했다고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