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우주군 창설’… "중·러 위협 때문"
08/13/18  

미국이 2020년까지 우주군(Space Force)을 창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는 ‘우주 전쟁’에 시동을 건 것이다.

 

10일 ‘한겨레’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전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시민들과 나라에 대한 새로운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의 무장 역사에서 위대한 다음 장을 쓸 때가 왔다.”며 우주군 창설 방침을 발표했다.

 

우주군이 신설되면 미군은 현재의 육군·해군·공군·해병대·해안경비대의 5군 체제에서 6군 체제로 바뀐다. 펜스 부통령은 우주군 창설과 운용을 위해 5년간 80억 달러의 예산을 지원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첫 단계로 연말까지 우주군사령부를 만들 계획이다.

 

우주군 창설은 ‘우주 패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해까지는 “군에 추가 조직을 두고 싶지 않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으나,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 창설을 지시하면서 행정부 분위기가 바뀌었다.

 

펜스 부통령은 특히 우주에서의 중국·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위성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매우 정교한 우주 활동을 펴고 있다.”며 “이는 우리 우주 시스템에 대한 전례 없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우주군 창설을 지지하는 이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2~3년 내로 미국의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주군은 이런 위협을 명분 삼아 탄생하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은 미-소 냉전기인 1980년대에 우주 공간에서 미사일을 요격한다며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추진한 전략방위구상(스타워즈)을 떠올리게 한다. 스타워즈 계획은 돈이 너무 많이 드는데다 효용이 불확실하고, 군비 경쟁을 무한대로 확장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냉전이 종식되면서 사실상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우주군 창설을 다시 내걸면서 우주를 무대로 한 군비 경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주군 쭉!”이라는 글을 올려 환영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우주군 로고 디자인들에 대한 선호를 묻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지지층 결집용으로도 우주군을 활용하고 있다. 우주군 창설 시기로 설정한 2020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치르는 해다.

 

우주군을 창설하려면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우주군 창설 방안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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