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9 표지이야기 한반도에 찾아 온 ‘하나의 봄’
05/01/18  

올해 안에 한국전쟁(6.25)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이에 따라 비무장지대(DMZ)는 평화지대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는 평화수역으로 바뀐다. 또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2007년 10.4선언 내용이었던 남북간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한다. 아울러 올해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올가을 평양을 방문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 3대부문 13개 항목으로 구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합의했다.

 

■ 만남

9시 30분,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직접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에 걸쳐 있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2와 T3 사이로 MDL을 넘어 월경했으며, 문 대통령은 이곳에 기다리다 김 위원장과 힘차게 악수를 했다. 남북 정상이 MDL에서 조우한 것도,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것도 사상 처음이었다.

두 정상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MDL에서 도보로 이동해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사이에 위치한 판문점 광장에 도착해 의장대 사열 후 정상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으로 들어갔다. 이곳 1층 로비에 마련된 방명록에 김 위원장은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 김정은 2018.4.27”라고 적고 두 정상은 기념사진을 찍었다. 두 정상은 기념촬영 직후 9시44분께 사전환담 장소인 접견실로 이동해 잠시 사전환담을 마치고 곧장 회담장으로 자리를 옮겨 10시 15분부터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먼저 모두발언권을 양보했다.

■ 오전 회담

김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제가 군사분계선을 넘어보니 넘기 힘든 높이로 막힌 것도 아니고 너무 쉽게 넘었다"며 "(2007년 2차 정상회담 이후 양 정상이 만나는 데) 11년이 걸렸는데 오늘 걸어오면서 보니 ''왜 이렇게 이 시간이 오래 걸렸나, 왜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오늘 문 대통령님과 좋은 얘기와 필요한 얘기를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문 대통령 앞에 말씀드린다."고 회담 성과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화창한 날씨를 먼저 언급한 뒤 "한반도에 봄이 활짝 열린 것 같다. 한반도의 봄, 온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판문점에 쏠려있다. 남북의 국민들, 또 해외 동포들이 거는 기대도 아주 크다."면서 "그만큼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고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두 정상은 비공개 회담에 들어갔으며 오전 회담은 11시 55분께 종료됐다. 김 위원장은 오전 회담을 마치고 오찬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다시 북으로 돌아갔다.

 

■ 공동 식수와 산책

두 정상은 오후 회담에 돌입하기 전 공동 식수와 산책을 하며 친목을 다졌다. 오전 회담 후 따로 오찬과 휴식시간을 갖고 4시간 반 만에 다시 만난 두 정상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할 때 지났던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건물 동편 공터의 ‘소떼길’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에 싹을 튼 소나무를 심었다. 이를 위해 남북은 한라산, 백두산 흙과 한강, 대동강 물을 준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흙과 물을, 김 위원장은 남한의 흑과 물을 소나무에 뿌렸다. 이후 판문점 도보다리로 함께 산책을 나갔다. 두 정상은 도보다리 끝 벤치에 앉아 약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판문점 습지 위에 만든 다리다. 준비위는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도보다리 확장 공사를 진행했다.
두 정상은 도보다리에서 회담장으로 옮겨 오후 회담에 들어갔다.

 

■ 판문점 선언 발표, 만찬

두 정상은 오후 5시 40분이 조금 넘은 시간에 이날의 정상회담의 합의를 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만찬장으로 이동해 오후 6시 30분 무렵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들어갔다. 만찬에는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참석해 남북 정상의 아내들도 첫 만남을 가졌다.

앞서 리 여사는 오후 6시 17분쯤 승용차를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화의 집 앞에 내렸으며 먼저 도착해 있던 김 여사가 그를 맞이했다. 김 여사는 리 여사의 허리에 손을 얹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 환송

만찬 후 두 정상 부부는 환송행사에 참석해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영상과 공연을 감상했다. 환영행사가 끝난 후 오후 9시 27분께 김 위원장 부부는 문 대통령 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평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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