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치솟은 집값'에 노숙자 넘쳐
09/10/18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과 악명 높은 주택 랜트비로 실리콘밸리에 노숙자가 넘치고 있다.

 

7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샌타클래라 카운티 마운틴뷰에는 이질적인 두 가지 풍경이 펼쳐진다. 구글 본사를 비롯해 미국에서 가장 비싼 건물과 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한편으로 집이 없는 주민들이 노숙을 하는 캠핑카 등이 적지 않다. 폭등하는 실리콘밸리 집값이 적잖은 이곳 주민들을 차량 노숙자 신세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캠핑카 임대료는 월 1,000달러인 반면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의 70㎡ 아파트 임대료는 월 3,400달러 수준이다.

 

문제는 급격하게 오른 주택 가격이 다음 세대 스타트업이 이곳에 둥지를 틀 여지마저 봉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새로운 ‘젊은 피’의 수혈이 절실한 실리콘밸리와 선전은 어느덧 ‘IT 기득권자들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거주자들은 구글이나 애플 등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의 실적 호조 소식에도 결코 기뻐할 수만은 없다. 실적이 좋아지면 이들 회사 직원들의 수입은 더 많아지고 이는 덩달아 주택 가격과 임대료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체 질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실리콘밸리 인근 새너제이시의 주택 중간값은 99만5,000달러로 미국 전체에서 가장 비쌌다. 집값이 비싼 것으로 악명이 높은 뉴욕(83만6,000달러), 로스앤젤레스(80만달러)보다도 높다. 실리콘밸리 인근 새너제이시의 주택 가격은 올해만 6,000달러(7%)가 올랐다. 주택 가격 상승에 따라 주택 임대료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7월 현재 주택 임대료 중간값은 월 3,500달러로 올 들어 6% 인상됐다. 막대한 주거비 부담으로 미 연방정부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서 4인 가족 기준 연소득이 11만7,400달러 이하를 ‘저소득층’으로 분류한다. 

 

최근 실리콘밸리리더십그룹에 따르면 IT 기업의 실리콘밸리 집중으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이 지역 내 일자리는 29%나 증가했지만 이들이 머물 주택공급은 겨우 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집값 상승으로 도시 외곽에 주택이 늘어나면서 평균 통근시간은 지난 7년 새 18.9% 늘어 72분이 소요된다.

 

실리콘밸리리더십그룹의 칼 가디노 회장은 “지금의 주택·교통난이 지속한다면 얼마 안 있어 실리콘밸리 엑소더스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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