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어 알카트래즈' 이민자 구금시설 건설 착수
플로리다주가 남부 에버글레이즈 지역에 이민자 구금시설을 착공했다. 주 당국은 해당 시설이 효율적이고 저비용이라며, 자연환경 자체가 보안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우스마이어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이 시설을 '악어 알카트래즈'라고 명명하고, 버려진 활주로를 개조한 구금시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추방 계획을 실행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설은 악어, 비단뱀, 팬서, 퓨마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광대한 습지인 에버글레이즈 한가운데 위치한다.
우스마이어 법무장관은 "펜스를 세우지 않아도 된다. 탈출한다고 해도 그들을 기다리는 건 악어와 비단뱀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악어가 입을 벌리는 장면을 슬로모션으로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이 계획을 소개했다.
이번 시설은 과거 에버글레이즈 제트포트로 계획됐던 데이드-콜리어 훈련공항을 임시 전환한 것이다. 해당 부지는 약 39스퀘어마일에 달하며, 활주로 길이만 1만1,000피트에 이른다. 마이애미 시내에서 약 36마일 떨어져 있으며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서 6마일 떨어져 있다.
연간 운영비는 약 4억5,000만 달러로 추정되며, 플로리다 주방위군이 현장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설은 내구성 있는 텐트와 트레일러 등 경량 인프라를 기반으로 빠르게 건설될 예정이며, 첫 수용자는 7월 초부터 입소할 계획이다.
그러나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다니엘라 레빈 카바 시장은 환경 영향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에버글레이즈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비해 검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 이민자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혹서기 텐트 수용 방식이 비인도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설계 자체가 잔혹하다"고 단체 대변인 토머스 케네디는 말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 프로젝트에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6억2,5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한 상태다. 국토안보부 크리스티 노엠 장관은 해당 계획을 "비용 효율적이고 혁신적"이라고 평가하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플로리다주는 현재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소유의 부지를 2,000만 달러에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한 상태다. 그러나 해당 부지의 통제권이 정확히 누구에게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한편, 환경단체 '프렌즈 오브 더 에버글레이즈'는 지난 1969년에도 이 부지에 계획된 공항 건설을 저지한 역사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단체는 공개서한을 통해 "이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취약하고 상징적인 생태계 중 하나"라며 "개발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이브 샘플스 대표는 "악어 알카트래즈는 무책임하고 시대착오적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1969년에 막아낸 계획이, 2025년에 다시 등장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