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폰 위치 추적해 수사’ 허용할 듯
05/04/26  

대법원, 신원 미상 용의자 ‘역추적 수색’ 심리 시작

연방대법원이 범죄 수사 과정에서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용의자를 찾기 위해 스마트폰 위치 데이터를 활용하는 수사를 계속 허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재판부는 이러한 수색 영장의 범위를 어디까지 제한할지에 대해 다양한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심리된 사건은 2019년 버지니아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과 관련돼 있다.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 주변에 있었던 스마트폰 위치 데이터를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했고, 오켈로 차트리를 검거했다. 차트리는 이후 유죄를 인정했지만, 수사 방식이 수정헌법 제4조가 보장하는 ‘부당한 수색 및 압수 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며 항소했다.
차트리 측 변호인단은 특정 개인이 아닌, 사건 현장 주변에 있던 모든 스마트폰 데이터를 한꺼번에 수집한 것은 ‘포괄적 수색’에 해당하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법무부는 구글이 약 5억 명의 사용자 데이터 가운데 위치 정보를 단계적으로 좁혀 최종적으로 3명의 용의자로 압축한 뒤 경찰에 신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경찰이 은행 주변 약 미식축구 경기장 1.5개 길이 범위에서 사건 전후 약 1시간 동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은 절차 자체는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향후 유사한 수색 영장에서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할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연방대법관 브렛 캐버노는 수색 영장의 구체적인 조건을 법원이 일일이 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장을 발부하는 판사들에게 특정 시간과 장소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 요구되도록 하는 지침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지나치게 세세하게 통제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마트폰 데이터를 역으로 추적하는 이른바 ‘역추적 수색’의 위헌 여부를 연방대법원이 처음으로 본격 심리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측 모두 이번 판결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차트리 측 변호사는 경찰이 2019년에만 9,000건 이상의 구글 위치 데이터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용자들은 이러한 요청 사실을 통보받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할 기회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마트폰 위치 정보 수색이 허용되면 이메일, 사진, 일정 등 다른 개인 정보로도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하는 논리는 매우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법무부 부차관보 에릭 페이긴은 이러한 수사를 금지할 경우 살인, 납치, 강도 사건 수사에 심각한 제약이 생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차트리 측이 수정헌법 제4조를 “공공장소 이동 기록까지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요새로 확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데이터는 사용자가 구글에 제공 및 활용을 동의한 정보라고 주장했다.
대법관들은 판결의 파급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좁은 범위에서 결론을 내리려는 분위기를 보였다.
연방대법원장 존 로버츠는 차트리가 스스로 구글 위치 추적 서비스에 가입했으며, 범행 전 이를 끌 수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위치 정보를 갖지 않길 원한다면 해당 기능을 끄면 된다”며 “창문을 닫으면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 역시 차트리가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며 경찰 요청 시 정보 제공에 동의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왜 우리가 이 사건을 심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해 법정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구글은 2023년 이후 위치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사용자 개인 기기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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