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보다 집’, Z세대 달라졌다
08/03/26  

“데이트 비용 때문에 재정 목표 달성 힘들어”

오랫동안 결혼은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인생의 이정표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Z세대는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CNBC와 서베이몽키가 최근 실시한 ‘아메리칸 드림 펄스’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37%만이 결혼을 아메리칸 드림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이들은 경제적 안정, 내 집 마련, 전반적인 삶의 행복을 더 중요한 목표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Z세대의 가치관 변화가 경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현재 Z세대는 주택 가격이 여전히 높은 데다 모기지 금리도 상승한 시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독립적인 삶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비용 자체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같은 경제적 압박은 결혼 시기뿐 아니라 연애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BMO가 실시한 ‘리얼 파이낸셜 프로그레스 인덱스’ 조사에서는 Z세대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데이트 비용 때문에 자신의 재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임상심리학자 사브리나 로마노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생활비 상승이 연애 자체를 바라보는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비가 크게 오르면서 데이트 횟수가 줄고 연애를 바라보는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며 “외식을 하는 경우도 줄었고, 상대를 처음 만나는 데 따르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려는 의지도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퍼드는 자신이 느끼는 정서적 만족감은 연인보다 친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력이 성장하면 30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결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경제적 부담은 젊은 세대가 인생 계획을 세우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980년에는 4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미국인이 전체의 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이 비율이 25%까지 증가했다. 40여 년 사이 결혼하지 않은 채 중년을 맞는 미국인의 비율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성인이 되는 과정과 삶의 우선순위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물론 잘못된 사람과 결혼할 바에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 그러나 이미 평생 함께할 상대를 만났음에도 경력이 안정되거나 경제적 여유가 생길 때까지 결혼을 미루고 있다면, 그에 따른 경제적 기회비용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결혼한 부부는 미혼 커플이 누리기 어려운 다양한 제도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부부 공동 세금 신고가 가능하고 직장의 건강보험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배우자는 사회보장연금의 배우자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배우자 연금은 배우자의 기본 은퇴연금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으며, 지급액은 신청 연령과 근로 이력, 연금 신청 시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
결혼의 경제적 이점이 모두 세금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세금은 가장 눈에 띄는 혜택 가운데 하나다.
2017년 이전에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결혼으로 인해 오히려 더 높은 세금을 부담하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다.
두 사람의 소득을 합산하면서 더 높은 세율 구간에 적용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제정된 ‘세금감면 및 일자리법’은 부부 공동 신고자의 세율 구간을 대부분 독신 신고자의 약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면서 많은 부부의 결혼 페널티를 줄였다.
그 결과 현재는 많은 부부가 미혼 상태보다 연방소득세를 더 적게 내는 이른바 ‘결혼 보너스’를 누리고 있다.
다만 매우 높은 소득을 올리는 일부 가구나 특정 주의 납세자들은 여전히 결혼 페널티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결혼은 어디까지나 경제적 이유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세금 혜택과 장기적인 경제적 이점은 분명 의미가 있지만, 올바른 상대와의 관계가 전제될 때만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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