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7번째 ‘3050’클럽 진입
03/11/19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달러를 넘어섰다. 2만달러를 넘어선 지 12년 만이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고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인 나라를 의미하는 ‘3050클럽’에 세계 7번째로 진입했다.



5일 ‘경향신문’이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349달러로 전년(2만9745달러)보다 5.4% 증가했다. 달러 기준으로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화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5% 늘어났지만 원화 강세의 도움을 받았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으로 한 나라의 국민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국제적 지표다. 한국은 2006년 2만 달러를 처음 돌파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때 1만 달러대로 밀려나는 위기도 겪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라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에도 한국 경제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도달한 나라들은 예외 없이 자본투자와 생산성 정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인구 증가가 멈추고 교육연수가 지체되는 것도 이 시점이다. 스페인, 그리스, 키프로스 등은 1인당 GNI 3만 달러를 넘었다가 2만 달러대로 떨어져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도 1인당 GNI 3만 달러에 도달한 1992년부터 성장률이 급격히 꺾이면서 ‘잃어버린 20년’에 빠졌다. 반면 독일은 튼튼한 중소기업의 힘으로, 미국은 실리콘밸리를 앞세운 정보기술(IT) 혁신으로 국민소득 4만 달러 이후에도 2%대 성장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올 한국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은 2% 중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4일 한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2.1%까지 낮췄다. 이런 수준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4만 달러 진입은커녕 2만 달러로 후퇴할 수도 있다.

 


일반 서민들의 삶을 3만 달러 시대에 걸맞게 끌어올리는 것도 남겨진 숙제다. 고용 부진 속에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자리는 전년 대비 9만7000개 증가하는 데 그쳐 금융위기 때인 2009년(-8만7000명)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1인당 GNI를 구성하는 가계소득, 기업소득, 정부소득 중 기업소득만 대폭 증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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