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장벽 건설 위해 주한미군 시설 예산 전용 검토
03/25/1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예산 전용을 검토 중인 국방 분야 건설사업 가운데 경기 성남의 탱고 지휘통제소와 전북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 격납고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연합뉴스’는 AP·로이터 통신과 CNN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의회에 이런 내용을 담은 21쪽 분량의 국방 분야 건설사업 목록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최종 승인한 내년도 예산안에 자신이 요구한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일부만 반영하자 지난달 멕시코 접경지역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행정부는 의회 동의 없이 총 66억달러의 예산을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수 있다.
전용 검토 대상으로 제출된 목록에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진행될 총 129억 달러 규모의 사업 수백 개가 담겼다. 국방부는 필요할 경우 이 중 36억 달러를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계획이다. 이 목록에 한국에서는 성남의 탱고 지휘소의 지휘통제 시설과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드론) 격납고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탱고 지휘소는 한미연합사령부의 군용 벙커로, 전술 핵무기 공격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존재 자체가 비밀에 부쳐져 있었으나 2005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이 이곳을 방문하면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목록은 아직 검토 대상일 뿐으로, 예산 전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에 제출된 목록에는 작년 말 기준으로 아직 자금이 지원되지 않은 국방 건설사업이 모두 포함됐다. 예산 계획에 의해 금액이 배정됐지만 지난해 12월 31일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프로젝트 예산들이 해당한다. 이미 계약이 완료된 군 건설사업은 해당하지 않으며 군 주택이나 막사 사업 등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기 위한 결의안을 상·하원에서 통과시켰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의회가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하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의석 분포상 이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