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녀오겠습니다

2017.09.05 10:13

타운뉴스 조회 수: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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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서 이어집니다.>


4학년 1반입니다. 4학년 1반입니다. 4학년 1반입니다.

빙빙빙 머릿속을 맴도는 4학년 1반입니다”라는 말이 멈춘 발이 4학년 1 교실 앞에 멈췄을 때였다. 도대체 많은 중에 1반인 걸까? #2반은안되겠니 #꿈이었다면 #왜내게이런시련을 #차라리모르는게 #시간을지배하는자가되고싶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전학생이다!~ “와 영어 대박 !” “외국에서 왔나봐! 호기심 가득한 얼굴에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정신을 차려 본다. 얼핏 보이는 선생님의 모습은 과연 소문대로 깐깐해 보인다냉혈한 사감 선생을 떠올리는 외모에 괜히 주눅이 든다.

아래층 소식통에 의하면 4학년 어느 반에 배정되어도 문제가 없는데 1반만은 된다는 것이었다. 1학기 이미 한바탕 문제가 있어서 명이 전학을 갔고 아이들은 지나치게 명랑하고 명예 퇴직을 앞에 담임선생님은 열정이 없어 전교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반이라고 했다.

선생님이 우리를 알아보기 전에 키가 제일 남학생이 우리 아이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안녕,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하고 먼저 인사했다. 첫째가 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네!”하고 대답한다. (한국어가 서툴러서 어른들에게 자꾸 “응하길래 존댓말을 속성으로 가르쳤더니 아무한테나 !”한다.)

이어 선생님이 다가와 미소를 머금고 우리를 맞아 주신다. 아이를 여학생 옆자리에 배정해 주니 교실 뒤쪽에 모여있던 여학생들이 “꺄아~~!”하고 소리를 지른다. 엄마의 착각일지 모르지만 분명 나쁜 “까야~!” 아니었다. 아니 뭔가 기대감이 담긴 좋은 느낌의 꺄아~!”였다.

미리 악수를 청해 같은 아이, 미소로 맞아 담임 선생님, “꺄아~!” 반겨 여학생들, 우리 아이와 이름이 같다면서 깡충깡충 뛰며 흥분하던 아이 덕분에 생각보다 마음이 편해졌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초조함은 어쩔 없었다. 인생의 묘미는 반전이라고 하더니 하필 4학년 1반이라니... 싶었는데 반전은 아이들이 도착하고 다시 시작되었다.

“엄마, 친구랑 학교에서 놀다와도 괜찮아? 개학 첫날 벌써 친구를 만들고 집에 오자마자 다시 학교에 가겠다는 첫째.

“엄마, 친구가 나보고 귀엽대. 라고 신나서 자랑하는 둘째.

“엄마, 선생님이 내가 점심 제일 많이 먹었대.”라며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떠드는 셋째.

“미 푸푸라며 기저귀 차고 누나 책가방 메고 왔다 갔다 하며 보겠다는 막내.

동안의 기우는 선거 끝난 철거 포스터처럼 씁쓸한 걱정이었음을 깨닫는다. 물론 걱정 근심 덕분에 미리부터 준비하였고 그로 인해 모든 좋은 방향으로 풀렸을지 모르지만 나의 편견과 노파심을 훌륭하게 부서준 4학년 1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매일 아침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서 안달하는 나의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  잘했어. 그리고 수고했어 후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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