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

2018.02.12 10:37

타운뉴스 조회 수: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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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되었다. 88 서울올림픽이 열린 지 30년 만이다.  88 올림픽은 전 세계에 한국의 경제 성장과 발전을 알리게 된 대한민국 역사상 길이 남을 사건이다. 전쟁과 분단의 상처 속에서 신음하던 개발도상국 한국이 올림픽 개최를 통해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며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서울이 어디 붙어있는지조차 모르던 때에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저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지금도 그 시절 일기장을 펴 보면 매일 올림픽 이야기가 빼곡하다. 온 가족이 개·폐막식 리허설을 보러 가기도 했고 서울올림픽 공식 주제가였던 손에 손잡고가 울려 퍼질 때는 코끝이 찡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88 올림픽 마스코트였던 호돌이 기념 액자도 우리 집 거실에 자랑스레 걸려 있었고 우리나라 선수들의 주요 경기들은 빼놓지 않고 온 가족이 손에 땀을 쥐며 응원했다.

 

80년대는 소위 냉전시대였다. 특히 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미국 헐리우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적군은 거의 모두가 소련군이었을 정도였다. 결국 서로의 올림픽도 보이코트하는 사태가 이어졌지만 88 서울올림픽에서는 동서 양진영이 모두 참가하여 냉전의 종식을 알렸다. 그리고 함께 손을 맞잡고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를 불렀던 서울올림픽1년 뒤인 1989년에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0년 서독과 동독이 통일을 하기에 이른다.

 

올림픽이 펼쳐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공유했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나에게 커다란 의미로 남아 있었다.  거의 세뇌 수준이었던 그 당시 냉전 반공교육을 뒤엎고 괴물쯤으로 각인되었던 공산권 선수들이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 탁구 국가대표의 안재형 선수가 당시 흔히 중공이라고 부르던 중국의 자오즈민 선수와 다정하게 웃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동서 화합의 단초가 되었던 서울올림픽이 전 세계에 퍼트린 평화의 메시지와 화합의 소망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불씨로 남아 있다. 역사는 조금씩 전진하고 있기에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도 국민의 염원과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평화 올림픽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지난 몇 년 간 북한의 도발과 전쟁의 위협으로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한반도에 전 세계의 화합과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이 의미있는 메시지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88 서울올림픽이 열린 지 30년 만인 2018, 나는 다시 모국에 돌아와 있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평창올림픽의 열기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역사적 순간을 목격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가족들과 강원도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나는 88 서울올림픽 당시 나의 부모님이 했던 것과 똑같이 내 아이들에게 이번 올림픽의 감동과 열기를 가슴에 새겨주는데 동참할 생각이다. 마침 서울올림픽 당시 4학년이었던 나처럼 초등학교 4학년인 나의 아들이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순간들을 평생 동안 어떻게 기억하며 살아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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