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커크(Dunkerque)

by 타운뉴스 posted Aug 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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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5월 10일과 5월 28일, 네델란드와 벨기에가 각각 독일에게 항복한다.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며 파죽지세로 밀어붙이는 독일군에게 쫓겨 영국군과 프랑스군 등 연합군 40만 명은 덩커크로 몰려들어 분리, 고립된다. 덩커크(Dunkerque)는 도버해협을 사이로 영국과 마주보고 있는 벨기에에 근접한 프랑스의 항구다. 영국군은 5월 27일부터 6월 4일까지 이들을 구하기 위한 철수 작전을 전개한다.



다이나모(Dynamo)로 명명된 이 철수 작전을 펼치면서 이제 막 수상이 된 처칠은 단 3만 명의 병사들을 구해도 성공이라며 전군과 온 국민에게 대동단결을 호소한다. 당시 영국민은 독일과의 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장했던 채플린 수상의 재선 대신 독일에 맞서온 국민이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 처칠을 선택했다.



다이나모 작전이 시작되자 영국 해군은 국민들에게 어떠한 종류의 배든지 병사들을 실어 나를 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고, 애국심에 불타는 많은 영국인들은 자신들의 선박을 자진 제공했다. 심지어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배를 몰고 온 국민들도 있었다. 이렇게 영국 전역에서 징발되거나 자진해서 제공한 수많은 크고 작은 선박들이 도버해협을 뒤덮었으며, 덩커크 해안은 온통 영국 해군함정과 민간 선박들로 넘쳐났다.



이 다이나모 작전을 필름에 담은 것이 영화‘덩커크(Dunkirk,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이다. 이 영화는 연합군 병사들이 구출을 기다리는 덩커크 해안 잔교(棧橋)에서의 1주일과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영국을 출발해 덩커크로 향하는 민간인 선박의 바다에서의 1일, 그리고 영국에서 발진한 전투기가 독일군과 공중전을 하는 하늘에서의 1시간이 서로 다른 화자에 의해서 서로 다른 긴장감을 자아내며 숨 가쁘게 교차하며 서술된다.



영화‘덩커크’에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도 거의 없고 총알이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포탄이 난무하는 전장의 모습도 극도로 제한된다. 적군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전장이라는 비극적인 공간도 과장되지 않았다. 전쟁영화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영웅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마치 잘 절제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단 일분일초도 깊은 숨을 쉴 수 없도록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래서였을까.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덩커크’개봉 전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덩커크’는전쟁영화가 아니라 스릴러영화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덩커크’는 피와 살이 마구 튀기는 전형적인 워무비의 포맷을 답습하기보다는, 수위가 낮은 액션 시퀀스들(PG-13 등급)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드미컬한 연출과 치밀한 시나리오를 통해 극한의 서스펜스를 만들어낸 영화이다. 장담하건데‘덩커크’는 내가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서스펜스를 만끽할 수 있는 영화이다.”라고 덧붙였다.



놀런 감독은 비록 영화‘덩커크’를 전쟁영화가 아니라고 했지만, 이 영화는 분명히‘위기-탈출’이라는 일반적인 전쟁영화의 영웅 서사 구조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접해왔던 영웅 서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 영화에서는 초인적인 힘과 능력으로 보통의 사람을 위기로부터 구원하는 영웅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덩커크에 고립돼 목숨을 부지하기에 급급한 병사들,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사지가 될지도 모를 덩커크로 향하는 사람들 가운데 우리가 상상하는 영웅의 면모를 가진 인물은 없다. 덩커크로 향하는 민간 선박에 탔다가 초기에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구조 작업에 전혀 힘을 보태지도 못하고 사망하는 소년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나모 작전은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것은 특정 인물이 아닌 작전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다. 결국 영화는 그들 모두가 영웅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영화‘덩커크’는 평범하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기록된 역사를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덩커크’처럼 인류의 역사는 특정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들에 의해 기록된다. 그들은 평상시에는 우리의 다정한 이웃이고 어떤 사람의 부모, 혹은 자녀이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내야 할 정의와 가치 앞에서는 한 발도 물러서려 하지 않는 이름없는 영웅들이다. 역사는 바로 이런 소시민들, 이름 없는 영웅들의 삶이 모여 이루어진다.



40만 명의 병사 가운데 3만여 명만 구출해도 성공이라던 다이나모 작전을 통해 영국은 총 338,226명(영국군 192,226명, 프랑스군 139,000명)을 덩커스에서 구출했다. 이들은 후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을 통해 유럽 대륙을 탈환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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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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