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te's View

by 타운뉴스 posted Dec 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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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Valley에 도착해 안내 센터를 찾았다. 꼭 가볼 만한 곳을 표시해 달라는 말에 데스크의 안내자는 지도 전체를 다 마크해야 한다면서도 몇 군데 동그라미를 쳐주었다. 그가 준 관광 안내 지도에는 Dante,s View가 Death Valley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이라는 특별한 설명이 있었다. 왜 단테의 View(Dante,s Peak이라고도 부른다)라고 명명했을까? 왜 시인의 이름을 이 봉우리에 붙였을까?




그가 표시해준 Badwater Basin과 Devil,s Golf Course를 돌아보고 비탈길을 굽이굽이 돌고 돌아 Dante,s View에 도착했다. 눈 아래 벌판이 넓게 펼쳐져 있다. 방금 돌아보고 온 Death Valley에서, 아니 미국 전체에서 가장 지면이 낮으며 해수면보다도 더 낮다는 Badwater Basin, 달 표면
보다 더 울퉁불퉁하여 마치 악마들이나 골프를 칠만한 곳이라 이름 붙여진 Devil,s Golf Course가 거기 있다. 의문은 풀렸다. 두 곳을 먼저 보고 왔기에 쉽게 풀렸는지도 모른다.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이 바로 거기 있었다. 이 세 개의 세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Dante,s View이다. 단테(1265-1321)하면 떠오르는 작품, 바로 신곡(神曲)이다. 이 작품에서 단테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지옥과 연옥, 천국을 차례대로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묘사하고 있다.



35살의 단테는 어느 날 어두운 숲 속을 거닐다가 짐승들에게 둘러싸여 위기에 처한다. 그때 1,000년 전에 죽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지옥, 연옥, 천국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단테는 그를 따라 여행에 나선다.



단테가 처음 방문한 지옥은 지구 표면의 갈라진 틈 안에 있었다. 그곳에는 신앙을 갖지 못한 자, 애욕에 사로잡힌 자, 욕심쟁이, 구두쇠, 낭비벽이 있는 자, 이단자, 자살자, 사기범, 반역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그 고통은 영원하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연옥이다. 연옥은 지구 표면 위의 산에 위치하고 있다. 그곳에는 거만한 자, 질투로 죄를 범한 자,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죄를 범한 자, 태만한 자,굶주려서 먹을 것을 지나치게 탐한(참욕 饞慾) 자, 육욕을 탐한 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고통은 정
죄의 과정을 통해 벗어날 수 있으며 그 다음 천국에 오를수 있다는 점에서 지옥에 있는 자들의 고통과 다르다. 지옥에서의 고통은 영원하고, 연옥의 고통은 제한된 기간 동안만 지속된다.



연옥을 목격한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와 헤어져 지상낙원 천국으로 향한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초원에는 꽃들이 만발하고 레테 강(그리스 신화 속의 강으로 저승으로 가는 길에 건너야 하는 다섯 개의 강 중 하나이다. 망각의 강이라고도 한다. 죽은 자는 저승으로 가면서 레테강물을 한 모금씩 마시게 되는 데 강물을 마시면 과거의 모든 기억이 지워지고 전생의 번뇌를 잊게 된다.)이 흐르고 있다. 단테가 천국으로 들어서자 천사가 꽃을 뿌리는 꽃구름 속에서 베아트리체(축복을 받은 자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베아투스가 어원이다. 단테가 평생 연모했던 여인의 이름이기도 하다.)가 나타나 천국 여행을 안내한다. 이곳에서 단테는 신의 성스러운 얼굴을 뵙게 된다.



신곡에서 단테가 여행한 공간 지옥-연옥-천국은 지하-지상-하늘이라는 수직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연옥은 천국에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곳이다. 연옥에서 살고 있는 자들은 정죄의 과정을 거치면 언제든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 단테가 신곡을 기독교 신학에 근거하여 썼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단테는 신곡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지옥과 연옥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든 그것을 어긴 사람들이다. 단테가 신곡을 집필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700여 년 전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죽음의 계곡이라는 데스밸리. 세상에서 상상할 수 없는 풍광으로 사진가들을 불러 모은다는 땅. Dante,s View를 보기 전까지 데스밸리는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Dante,s View에 서서 바라다 본 데스밸리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Dante,s View. 누가 처음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알 수없지만, 그는 데스밸리를 방문한 사람들로 하여금 지옥과 연옥, 천국을 연상시키는 경치를 보며 지옥과 연옥에 갇혀 고통에 신음하는 일이 없도록 살아가면서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성찰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 붙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방문객 모두가 천국으로의 안내자 베아트리체를 만나기를 소원하지 않았을? 아울러 죽음의 땅에서 바라볼 수 있는 천국을 통해 힘든 삶 속에서도 인간 본연의 가치를 잃지 말고 살아갈 것을 당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안창해.png


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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