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고

by 타운뉴스 posted Feb 05,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세금보고 시즌이 시작되었다. 봉급생활자들은 매달 자신의 소득에서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냈기 때문에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환급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자영업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오히려 적지 않은 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세금이란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수탈당하는 것이다. 피땀 흘려 번 돈을 세금으로 내야하니 속상하고 가슴 아프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수탈당한 돈 때문에 국가가 펼치는 제도적 혜택을 입는 사람도 있다. 일명 복지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내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적게 납부하려고 하고, 수혜를 받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으려 한다. 수탈과 복지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세금. 그래도 빼앗긴다는 기분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세금이라는 글자에 담겨있는 의미를 헤아려 보면 왜이런 느낌이 드는지 더 명확해진다. 세(稅)자는 벼 화(禾)와 바꿀 태(兌)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여기서 태는 <빼내다>의 뜻도 지니고 있다. 즉 사람들이 수확한 곡식 중에서 먹고 살 만큼을 남겨두고 나머지를 관청이 빼내가는 것이 세금인 것이다.



세금에 관한 기록은 기원전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처음으로 나타난다. 한 부족이 점토판에 벼 모양을 그려 놓고 쌀로 세금 냈다는 표식을 한 것이다. 세금의 기원과 문자의 탄생이 비슷한 것은 점토판에 기록한 모양이 나중에 상형문자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에서 발견한 고대 이집트 상형 문자 해독의 열쇠인 로제타석에도 세금과 관련된 내용이 새겨져 있다. 기원전 200년 무렵 그리스 왕이 이집트인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리자 이에 반발한 군대가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자 궁지에 몰린 왕이 밀린 세금을 면제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돌에 새겨 증표로 남긴 것이 바로 로제타석이다. 이처럼 세금의 역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반란이나 민란으로 얼룩진 경우가 많다.



근대 헌법의 효시가 된 영국의 마그나카르타도 왕의 징세권을 제한한다는 문서에서 비롯된 것으로 귀족들과의 세력 다툼에서 패한 존왕이‘앞으로 귀족의 동의를 받아 세금을 거두겠다’는 서명을 한 것이다. 프랑스 혁명도 루이 16세가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해 삼부회를 소집한 것이 화근이 됐다.



영국은 1766년 영국 재무장관 타운센트의 제안으로 <타운센트 조례>를 제정한다. 뉴욕 식민지 의회의 권리를 정지시키고 유리, 납, 도료, 종이, 차에 대한 과세, 영국에서 아메리카로 수출하는 동인도회사의 차(茶·tea) 수출세 면제 조항 등이 들어 있었다.



주민들은 반발했고 영국은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였지만 동인도회사의 차 수출 독점권과 차 수출세 면제 조항은 계속 고집했다. 이에 격분한 주민들은 보스턴항에 정박 중인 동인도회사의 배 2척을 습격해 300여개의 차 상자를 바다에 내던졌다. 이 보스턴 차 사건을 계기로 자치정부를 수립한 식민지 주민들은 1776년 7월4일 드디어 독립을 선언한다. 잘못된 세금에 맞선 주민들의 의지가 독립전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독립 국가 미국이 탄생한다‘. 세금의 역사가 곧 혁명의 역사’인 것이다.



세금을 통한 복지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비판이 있어 왔지만, 그나마 인류가 만들어낸 시스템 중에 가장 친노동자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의 국민건강보험이나 스웨덴의 복지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는 노동자들이며, 이는 세금이 없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금은 마르크스가 이야기한“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한다”는 공산주의적 속성도 분명히 가지고 있다. 국가가 능력 있는 사람들로부터 아무런 대가 없이 40%이상을 강탈(?)해 가지만, 능력 없는 이에 대해서는 10% 미만을 징수하거나 아예 가져갈 생각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금을 내는 입장에서는 얼마가 되었든지 아깝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세금 납부를 미루다가 눈덩이처럼 커진‘세금 폭탄’을 맞기도 하고, 탈세 사실이 밝혀져 벌금과 함께 징역형을 받기도 한다. 세법을 어기면 벌금과 형벌을 피할 수 없으니 세금이란 양날이 선 칼과 같이 다루기 어려운 것이다.



올해는 세금 보고를 4월 16일(월)까지 하면 된다. 세금 보고 마감 일자인 4월 15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세법(Tax Cuts and Job Act)은 2018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2017년 세금보고는 기존 세법에 의해 준비해야 한다.



납세 의무로 빼앗긴(?) 돈은 다시 복지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복지 혜택을 직접 받지 않더라도 사회의 인프라와 질서 및 치안 유지로 편리와 안전을 보장 받는다. 시민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납세의 의무를 다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무와 권리가 공존하는 세금. 피할 길은 없다. 기꺼이 세금보고에 임하자.



안창해.png



창해

타운뉴스 발행인
?

  1. 입춘대길(立春大吉)

    Date2018.02.12 Reply0 Views18 file
    Read More
  2. 세금보고

    Date2018.02.05 Reply0 Views38 file
    Read More
  3. 평창 동계올림픽

    Date2018.01.29 Reply0 Views57 file
    Read More
  4. 에베레스트

    Date2018.01.22 Reply0 Views165 file
    Read More
  5. 오체투지(五體投地)

    Date2018.01.16 Reply0 Views99 file
    Read More
  6.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Date2018.01.08 Reply0 Views117 file
    Read More
  7. 새해 아침에

    Date2018.01.02 Reply0 Views100 file
    Read More
  8. 선택

    Date2017.12.26 Reply0 Views94 file
    Read More
  9.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Date2017.12.18 Reply0 Views142 file
    Read More
  10. 내 마음에 달려 있다

    Date2017.12.11 Reply0 Views119 file
    Read More
  11. Dante's View

    Date2017.12.04 Reply0 Views140 file
    Read More
  12. 김장

    Date2017.11.27 Reply0 Views151 file
    Read More
  13. 죽마고우(竹馬故友)

    Date2017.11.20 Reply0 Views163 file
    Read More
  14. The City of Amazon

    Date2017.11.13 Reply0 Views160 file
    Read More
  15. 외로움

    Date2017.11.06 Reply0 Views187 file
    Read More
  16. 석광훈 신부

    Date2017.10.30 Reply0 Views194 file
    Read More
  17. Safe Deposit Box

    Date2017.10.23 Reply0 Views192 file
    Read More
  18. 수영장에서

    Date2017.10.16 Reply0 Views221 file
    Read More
  19. 가을여행

    Date2017.10.09 Reply0 Views172 file
    Read More
  20.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Date2017.10.02 Reply0 Views235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 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