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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R의 영국 친구가 왔다!   안녕? 맞아요, 내가 R의 엄마야.  만나서 반가워요.” 나는 키 큰 청년을 올려다 보면서 악수를 청했다. 뽀얀 우유 빛 피부에 하얀 이가 반짝거리는 정말 잘 생긴 청년이다. “엄마, 내 친구 해리(Harry).  해리, 미국에서 오신 우리 엄마야.” 어느새 R이 나타나서 부지런히 소개를 했다. “미세스 김, 만나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해리는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 “해리? 해리 왕자님과 같은 이름이네?” 라고 내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해리와 R, “해리는 영국에서 정말 흔한 이름이에요.”라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해리와 R은 학교에서 만났고, 또 다른 친구들이 오는데 조금 있다가 올 예정이라고 R이 설명했다. 다른 친구들은 또 도착하면 만나기로 하고 우선 미술관 관람을 계속 하기로 했다. 내가 전시관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동안 R과 해리는 뒤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따라 왔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이야기를 하면서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테이트 브리튼은 보면 볼수록 영국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역사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미술관이었다. 영국의 미술품들을 수집하고 또 그 모든 것을 온전히 국가에 기증한 귀족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쥬 정신이 빛나는 현장이기도 했다. 그런데 또한 계속 연대별로 따라 가면서 들여다 보니, 영국이라는 나라가 매우 리얼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고, 영국인들이 얼마나 역사와 전통, 계급과 신분에 사로잡힌 사람들인지도 알 것 같았다.

 

터너 (Turner) 컬렉션은 정말 근사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림들을 실제로 보니 그의 천재성이 확실하게 다가왔다. 터너는 인간적으로는 그다지 좋은 평판을 받지 못했던 화가인데, 자세히 그림을 들여다 보니 그 까닭을 알 것 같았다. 그는 거대한 자연의 조화와 기운에 완전히 동화된 작가였고, 그 범상치 않은 기운을 완벽히 그림 속에 녹여내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는 자신을 포함해서 인간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터너 컬렉션 바로 옆에 죤 컨스터블(John Constable) 컬렉션도 있었는데, 인간 세상을 초월한 듯한 터너의 작품 옆에서 착실하지만 너무 세속적인 애착에 가득 차 있는 컨스터블의 작품은 터너를 뛰어 넘지 못했다. 자연에 대한 무한한 경외를 가지고 그려낸 터너의 오리지널 그림들을 나는 한숨을 쉬면서 보고 또 보고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데이빗 하크니 특별 전시관으로 옮겨 가려고 하는데 R의 친구 두 명이 또 도착했다. 두 명 역시 잘 생긴 청년들이다. 어떻게 남자 친구들만 사귀었을까? 속으로 이것 봐라? 생각하면서 또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전 쌤 (Sam) 이라고 합니다.” 역시 키가 크고 까만 곱슬머리에 까만 눈동자, 창백한 피부에 약간 쌀쌀한 표정의 청년이 공손하게 말했다. “만나 봬서 반갑습니다, 저는 윌리엄 (William) 입니다.” 해리와 쌤 보다는 약간 키가 작지만 체격이 다부지고 날렵하게 생긴 청년이 또 인사를 했다. 윌리엄과 해리, 둘 다 왕자님들 이름이다. 나는 속으로 재미있어 하면서 영국 미남 청년들과 악수를 했다. 우리는 우선 다 같이 데이빗 하크니 특별 전시를 관람하기로 했다.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자체는 무료이지만 특별 전시는 티켓을 사야 한다.  나는 기분 좋게 티켓을 다섯 장 샀다. 거의 200 파운드. 하지만 엄마가 왔는데 아이들에게 각자 티켓을 사라고 할 수는 없다!

 

  데이빗 하크니 전시는 그가 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전시였다. 삶을 온전히 미술에 바친 대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초기 작품부터 말년 현재의 작품까지 실속 있게 보여주는 회고전이라 전시관도 크고 전시된 작품도 엄청나게 많았다. 

 

차분하게 다 보고 나니 거의 점심 때가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미세스 김, 버킹엄 궁전이 여기서 가깝습니다. 저희가 안내하겠습니다.”라고 해리가 싹싹하게 말했다. 오케이, 버킹엄 궁전으로 가자. 이 왕자님들과 함께! 세 명의 영국 청년들과 우리는 테이트 브리튼을 뒤로 하고  흐리고 추운  런던 거리로 씩씩하게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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