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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의 선택: 위험의 감수, 혹은 관리
05/29/18  |  조회:77  

얼마 전 젊은 창업자 고객이 계약서를 검토해 달라며 찾아왔다. 그는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제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아 이건 큰 건이다” 싶은 지적소유권 관련 계약의 타결을 눈앞에 앞두고 있었다. 수개월 간 협상을 끌어오던 상태였는데 계약 사항들이 문서화 되기 시작하다 보니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조항들과 법률용어들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두려움 반 큰 기대 반의 눈빛으로 필자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변호사와 상담을 처음으로 한다는 그에게 나는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최선을 다 해서 도와주는 게 내 일이지만, 내가 최선을 다했을 때 반드시 사업의 번창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아니,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라고. 얼핏 들었을 때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는 이야기이고, 어쩌면 고객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대답이었을는지 모른다.

신생 벤처기업을 돕는 일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조심스럽다.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또한 그만큼 크게 성공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드물기 때문에 불안정성을 함께 감수해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창업 기업의 마케팅을 목적으로 매우 유능하며 입지가 뚜렷한 개체를 섭외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이 고객의 경우, 중요한 계약서 하나가 갖는 의미는 더 컸다.

물론 계약의 성사가 반드시 큰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의 성사가 효과적인 방법의 광고 효과와 더불어 사업의 규모를 빠르게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될 수 있는 큰 가능성이 있다. 아직 유명세를 타기 전인 스타트업의 경우 큰 계약의 성사와 그에 따른 효과는 훨씬 더 크게 눈에 띌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체의 성장은 위험을 감수한 투자가 잠재적 보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의외의 무리를 해서라도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그런 고객의 새로운 시도를 포기할 것을 종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지키지 못할 협약은 하지 않아야 하고,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조항은 줄여내고 처내고, 논쟁의 여지가 될 수 있는 항목들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수정하다 보면 결국에는 계약 성사 후에 파생될 수도 있는 실패와 분쟁을 예방하는데 중점을 두고 상담하게 되고는 한다.

또한 계약서상 주된 조항들에는 이상이 없는데, 법률가가 아닌 경우 쉽게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항들 때문에 협상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Choice of Law and Venue (계약서상 위반행위나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어떤 법을 적용할 것이며, 어디에 위치한 재판 관활 구역에서 소송이나 중재변론을 열 것인가에 대한 당사자들 간의 합의) 사항이 사전의 큰 고려 없이 관행적으로 자동 삽입되고는 한다. 이런 조항은 법률가의 개입으로 인하여 문제시 된다. 계약이 파기 된다거나 간혹 소송으로 연결되는 경우, 너무 먼 타주라던가 국제사법 혹은 강행규범이 매우 차이가 나는 지역을 오가며 재판을 하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조항이 되었던지 쌍방 간에 절충하지 않고 합의를 보지 못하면,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작성한 계약서가 무용지물이 되고, 협상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계약서를 어떻게 잘 쓰는가도 중요하지만, 계약을 성사시키고자 하는 청약자와 피청약자 측에서 얼마나 매끄럽게 상대측을 납득시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가 역시 사업자들이 안고 가야 할 또 다른 숙제다. 결국 위험 감수 성향에 따라 사업자의 선택과 사업의 결과가 달라진다. 필자를 찾아온 고객은 어떻게 보면 특정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는 게 위험천만한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보다 다행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지연 변호사 (Jeeny J. Lee, Esq.)JL Bridge Legal Consulting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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