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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없는 것처럼
12/11/23  

보스턴초등학교 선생님 크리스에게 이메일 답장을 쓰던 중이었다. 한껏 정성 들여 쓰느라 평소보다 키보드 자판의 Backspace 버튼을 몇 배로 누른 것 같다. Backspace 버튼. 이걸 누르면 마음에 안 들거나 틀린 부분 그 어떤 것이라도 고칠 수 있다. 우리 인생에도 이 버튼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한동안 나를 지독히도 괴롭혀왔던 그때의 선택이 아쉬워서 지난날의 그가 그리워서 자꾸만 거꾸로 가는 삶을 살다 보니 지금의 삶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확 delete 해버리고 싶은 삶이 아니라면 그래도 그건 나름 괜찮은 인생일 테니 무를 수도 고칠 수도 없는 시간을 live well, laugh often, love much for a day.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아무리 눌러대도 무를 수도 고칠 수도 없는 인생. 이제부터는 하루하루 더 자주 웃고, 더 자주 기뻐하고, 더 자주 행복해하련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지금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살자.

윤서원의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중에서

윤서원
여행가
저서: <그렇게 길은 항상 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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