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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하는 사랑
12/26/23  

당신은 내게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군요. 그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고,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키스도 침대도 빵을 나누는 것도, 보내주는 것도 사랑이라고. 다만 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이 사랑이라고. 제게는 어려운 그 말들을 하시고야 마는군요. 그래요, 그러겠습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을 말입니다.
비가 그칩니다. 먼 산에 아직 다 비로 내리지 못한 흰 구름의 자취들이 하늘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땅으로 내리지도 못한 채 걸려 있습니다. 더운 공기들이 부풀어 오릅니다. 덥군요, 많이 덥습니다.

공지영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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