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허물 꾸짖기 전에 자기 잘못 먼저 살펴야
02/26/24  

우리 스님네들이 입산해서 제일 처음으로 배우는 <초발심자경문>이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에서 보면 부처님께서는 ‘큰자는 형으로 삼고, 작은 자는 아우를 삼으라’, ‘높은 소리로 침뱉지 마라’, ‘옷깃을 헤치고 팔을 흔들고 돌아다니지 마라’, ‘병든 사람이 있거든 자비한 마음으로 간호를 잘 해라’, ‘음식을 먹을 적에 쩝쩝 음식 씹는 소리, 후루룩 물마시는 소리를 내지 마라’ 등을 말씀하셨습니다.
또 결론적으로 ‘자기 몸 가운데 잘못됨을 항상 꾸짖고 고쳐 착한 데로 옮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8만대장경의 ‘율장’에는 ‘자기의 잘못을 먼저 살피고 다른 사람의 흉을 보지 마라’고 했습니다.

남의 허물을 말하는 사람의 허물은 열 가지도 넘기 마련입니다. 자기 허물 없는 사람은 남의 허물을 입에 담지 않는 법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율장은 불문에 귀의했을 때 오계(五戒)를 설해줍니다. 오계는 ‘산 목숨 죽이지 마라. 도둑질 하지 마라. 음행하지 마라. 거짓말 하지 마라. 술 마시지 마라’는 것으로 이것은 전체 윤리·도덕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능엄경에서는 ‘동업중생’ 화엄경에 “일체중생의 뜻을 거스리지 아니하고 일체중생의 숙원하는 바를 따라 베풀어 주는 것이 가히 다함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남을 위해 베푼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이 험악한 세상을 풍요롭고 따뜻한 세계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실천을 하고 있습니까? 행하려고는 아니하고 욕심 보따리만 안고 있진 않습니까? 마음 그릇을 먼저 비워야 물건이 담깁니다.

부처님께서는 “너희들이 극락을 가고자 한다면 욕심부터 버려라. 성불을 하고자 하면 욕심을 버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언제나 ‘무엇을 달라’는 소리만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처님은 “목숨이 짧은 사람은 죽어가는 목숨을 살려주면 네 목숨이 길어질 것이다. 병든 자를 구완하면 네 병이 없어지고 건강해질 것이다. 복이 없는 자는 복덕 종자를 심어 베풀어라. 베풀면 온다. 결과의 열매를 스스로 거둔 것이다”고 윤리·도덕의 실천을 말씀 하셨을 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복도 주고, 명도 주고, 모든 것을 나눠 주리라’처럼 ‘오너라, 준다’는 요행의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도 ‘달라’고 소리하는 사람만 많고 부처님 말씀을 듣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적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법문을 실천하려 하지 않고 ‘그냥 하는 말이다’라며 지나치지는 않습니까? 설령 그렇다고 한들 악한 사람보다는 착한 사람이 더 많은 이 세상에 착한 사람이 조금 더 신경 써 악한 몇몇 사람을 교화시키면 이 사회는 밝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행하는 사람이 윤리도덕을 제대로 행하는 사람이고 참다운 불자가 되는 길입니다.

부처님 법에는 발로참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드러낼 것을 확 드러내 ‘용서해 주세요’라고 하는 것이 발로참회입니다. 그렇게 솔직하게 살 때 집안이 화평하게 됩니다.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세상이 확 트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아상을 버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반조하지 아니하면 경을 아무리 봐도 이익이 없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진리를 실천으로 행하고 있습니까? 이 그릇된 세상을 바로 잡을 이는 부처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사회를 부처님 법으로 밝히지 아니하면 영영 이 세상을 밝힐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오늘 이 법문을 듣는 여러분이 바른 소리만 하고, 부처님 법을 전달하며 사세요. 그것이 부처님 뜻을 이어 이 세상을 밝히는 일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 세상을 밝히는 선구자가 돼야 하고 인도자가 돼야 합니다. 이 세상에 나신 것은 그 나름대로 다 뜻이 있어 나셨을 테니까요.

고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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