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이해하는 것
04/01/24  

화가 나면 고통스럽다. 이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하면 누군가 화를 낼 때 그도 고통받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나를 모욕하거나 나에게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그 사람이 자신의 폭력성과 화로 인해 고통받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실을 쉽게 잊는다. 나만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폭군으로 치부한다. 이러면 화가 올라오면서 그 사람을 응징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생긴다. 내가 겪는 고통을 그대로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면 나도 그 사람과 똑같이 화와 폭력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고통과 화가 그가 느끼는 고통과 화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면 상대에게 연민의 마음이 생긴다. 그렇기에 남을 이해하는 것이 곧 나를 이해하는 것이고,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곧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다.

틱낫한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 연습> 중에서

틱낫한
베트남의 승려이자 시인, 평화운동가
저서: <내 손 안에 부처의 손이 있네>, <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 <붓다처럼>, <깨어 있는 마음으로 깊이 듣기>, <틱낫한의 행복>, <오늘도 두려움 없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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