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드립니다”
01/31/22  

마음의 아픔 함께 나누는 <미주 생명의 전화>

 

한국 사람들은 여간해서는 자신의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그런 만큼 가슴속에 쌓인 게 많다. 한국인의 정서를 ‘한(恨)’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바로 이런 한국 사람들의 특성에서 유래했다. 한은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마음’으로 정의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한국 사람들의 독특한 정서가 담긴 말이다. 한국이 지난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8개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것도 이런 한국인의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이처럼 가슴속에 응어리진 무엇인가가 있을 때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면 후련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마음을 털어놓기는 꺼림직하다. 설사 내 가슴속에 맺힌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고 해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더구나 가슴속 비밀스러운 이야기라면 더더욱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부담스럽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평소에 잘 알고 있는 사람이든 아님, 처음 보는 상담원이든 그 누구든.

 

고국을 떠나 이역만리 타국에서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슴속에 맺힌 것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부모형제를 떠나 홀로라는 외로움과 고독, 아는 사람도 없고 대화를 나눌 사람도 없이 변방에 홀로 놓인 듯한 느낌, 그럴수록 마음은 불안해지고, 말수도 줄어든다. 이국에서의 삶을 위해 가족들도 저마다 힘들고 바쁘게 사느라 얼굴 마주보며 이야기 나누는 것조차 쉽지 않고, 그러다 보니 점점 가족 간의 유대감도 약해진다. 그럴수록 가슴속에 응어리는 쌓여만 가고 내 삶이 초라해 보여 우울해진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면, 내 편이 되어줄 누군가가 있다면, 가슴을 뒤집어 보여주고 싶다.

 

<미주 생명의 전화>(대표 박다윗 목사)는 누군가에게 가슴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아픔을 나누고 위로를 전하기 위해 지난 1998년 6월 1일 개통됐다.

박다윗 목사는 1976년 9월, 한국에 처음으로 생명의 전화가 전화상담기관으로 문을 열었을 때부터 10여 년간 상담원으로 봉사했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온 후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주 동포들의 멍든 영혼을 치유하는 사역을 하기 위해 <미주 생명의 전화>를 개통했다. 그간 ‘고독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전화부터, 자녀 문제, 신앙 문제, 부부 문제, 질병 문제 등 다양한 고민거리로 <생명의 전화>의 문을 두드린 사람이 수만 명에 이른다.

 

박 목사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느끼며 말을 잘 이어가지 못하는 한인들이 많습니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그런 한인들의 삶의 애환이 그대로 전해져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 한인들의 가슴속 이야기를 들으며 저를 비롯해 모든 상담원들은 그들과 애환을 함께 나누고 위로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라며 “요즘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함을 호소하는 전화가 늘었습니다. 코로나 블루가 얼마나 생활 깊이 침투해 있는지 실감이 납니다. 그런 사람들도 저희와 이야기를 나눈 후 속이 후련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라고 말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비단 LA지역뿐만 아니고 뉴욕, 하와이 괌 등 미국 전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한인들이 <미주 생명의 전화>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인터넷 등을 통해 <미주 생명의 전화>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전화를 걸어오는 것이다. 얼마전에는 남편과의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호주 교포 한 분이 전화를 걸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호주 교포는 통화 말미에 “그간 남편과의 갈등으로 몹시 괴로웠는데 마음이 많이 풀어졌다.”면서 “누그러진 마음으로 남편과 대화해 보겠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마음을 나누어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주 생명의 전화>는 가슴속에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를 통해 건강한 마음을 회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하세요’라고 구체적인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가까운 친구처럼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픔을 보듬어준다. 박 목사는 “<미주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그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지 공감이 돼 가슴이 저려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주 생명의 전화>의 문을 두드린 사람들은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전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까닭에 더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치유된 마음으로 전화를 끊는다.

 

박 목사는 “힘든 이민 생활에 코로나 사태까지.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혼자 아파하지 마세요. 어떤 문제로든지 마음이 힘들다면 전화하십시오. 저와 잘 훈련된 저희 상담원들이 함께 마음의 고통을 나누겠습니다.”라면서 언제든지 <미주 생명의 전화>의 문을 두드릴 것을 당부했다.

 

<미주 생명의 전화>는 연중무휴로 오후 7시부터 새벽 5시까지 운영된다. 부득이 이 시간 동안 전화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오후 3시 이후 전화하면 상담원과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상담전화: (213) 480-0691(영육구원), (866)365-0691

<미주 생명의 전화> 대표 박다윗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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