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찾아 한국 갔다 미국으로 되돌아오는 한인 2세들
05/22/23  

▲ 케빈 램버트. 사진=www.cnn.com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이민자의 자녀들이 정체성을 찾아 한국으로 가 정착하려 했던 한인 2세들 가운데 상당수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뉴스1’에 따르면 CNN은 ‘그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한국을 떠났다. 이제는 그들 자녀가 돌아가고 있다’라는 기사를 통해 이런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CNN에 따르면 어머니가 한국계인 케빈 램버트씨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자랐다. 유년 시절 어머니를 많이 닮아 백인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외모가 눈에 띄어 "항상 소외감을 느끼고 겉도는 기분이었다."며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2009년 한국으로 갔지만 지난 2020년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램버트씨처럼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에 정착한 아시아계 미국인의 이민 2세 자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한국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이들이 한국에 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미국에 만연한 인종차별, 총기 폭력, 아시아 증오 범죄에 반대하는 사람일수록 조상의 고향에서 소속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이들이 한국으로 향하는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연구하는 스티븐 조 서 교수는 인종차별적인 경험과 '완전한 미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험이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면서, "그들이 미국 사회에 완전히 녹아들었다면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으로 이주한 이민 2세들은 한국에서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장벽으로 인한 것이다. 자신의 부모가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할 당시 겪었던 일들을 그들도 한국에서 똑같이 겪는 것이다. CNN은 “이들은 한국에서 이성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특히 남성의 경우, 좋은 직업을 갖지 않으면 여성을 만나기가 어렵다.”면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단 희망을 품고 한국으로 향한 이민 2세들이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다시 결국 미국으로 돌아오는 이들이 많다고 짚었다.

한국으로 이주해 불편함 속에서도 한국 생활을 포기하지 않는 2세들도 있다. 대니얼 오 씨(32)는 “아무리 자신이 영어를 잘 하고 문화에 대해서 잘 알아도, 기껏해야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만 인정받을 뿐, 완전하게 미국 사회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겉도는 느낌에 그는 한국으로 향했고, 여행으로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때 자신이 미국에서 생활하며 불편하게 느껴졌던 성격과 정체성 등이 서울에선 편하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몇 차례 더 한국을 방문했고 결국 24살에 한국으로 이주했다.
오 씨는 “한국 사회에서 나 같은 한국계 미국인은 이중잣대가 적응하기 힘들게 한다.”며 “어떤 면에서는 외국인으로 대하고, 어떤 면에서는 한국인처럼 행동하길 요구하는데 그런 점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8년 동안 서울에서 살고 있다

특히 미국 이민 1세가 한국으로 역이민하는 경우 한국 생활에 만족하는 사례가 많다. 1985년 LA로 이주한 김문국 씨(72)는 지난 2020년 배우자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갔다. 의료보험, 한국말을 통한 소통의 원활함, 가족과의 접근성이 주된 이유였다. 그는 “지금의 한국이 내가 한국을 떠났을 때와 같다면 역이민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이 살기 좋아졌고 특히 치안 상황이 좋기 때문에 한국 생활이 안심이 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020년 기준 한국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은 약 4만3000여명에 달했다. 이는 2005년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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