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폭동 당시 한인 '루프탑' 그린 영화 제작
05/30/23  

▲ 1992년 4.29폭동 당시 건물 옥상에서 총을 들고 LA한인타운을 지켜냈던 루프탑 코리안들. 사진=wikipedia.org

한인 및 타인종 청년들이 모여 4·29 LA 폭동 당시 활약했던 ‘루프탑 코리안’을 그린 영화가 제작돼 화제다.

단편 영화인 ‘루프탑(ROOFTOP)’은 1992년 4·29폭동 당시 건물 옥상에서 총을 들고 LA한인타운을 지켜냈던 루프탑 코리안들의 드러난 활약 및 또 다른 이면을 조명했다. 배우 이원종이 영화의 주인공인 이민한 역은 맡아 연기했다.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민 온 한인 1세대로 LA한인타운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던 이민한이 폭동이 발발하자 철물점을 지키기 위해 총을 메고 옥상에 오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또 이민한이 이민 생활의 터전인 철물점을 지키기 위해 오른 루프탑에서 겪는 갈등과 어려움을 통해 관객들에게 가슴 울리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각본과 감독을 맡은 장병찬 씨는 “그 동안 각종 미디어에서 4.29 폭동 당시 루프탑 코리안을 보며 막연하게 존경심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루프탑 코리안의 이면에 있는 숨겨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며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해 사용되었던 총, 다시 말해 폭력이라는 무기가 자신들이 지키고자 했던 한인들과 그들의 사업체를 지켜낼 수 있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루프탑 한인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같은 한인을 사망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는 그 당시의 우리 선택과 방식이 옳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영화 루프탑은 2024년 상반기에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비메오(Vimeo)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4·29 LA 폭동은 1992년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LA에서 인종차별에 격분한 흑인들에 의해 발생한 유혈 사태이다. LA 경찰청 경찰관이 운전수인 로드니 킹을 구타한 사건의 경찰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면서 흑인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로 시작되었다. 4월 29일 이후 5월 4일까지 수천 명이 LA에서 시위를 일으켰으며, 유혈, 방화로 확산되었다. 재산 피해액이 약 10억 달러를 넘었다. 총 58명이 사망했고 수천여 명이 부상당했다.
폭동이 시작되자마자 주류 언론들은 1991년 3월 16일에 LA 흑인 빈민 지역에서 발생한 이른바 '두순자사건'을 집중 보도함으로써, 한국인과 흑인 사이의 인종 갈등을 야기하여 폭동을 악화시켰다.

두순자 사건은 상점을 운영하던 49세의 한인 두순자 씨가 15세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가 오렌지주스를 훔쳐가는 것으로 오인해 말다툼과 몸싸움 끝을 한 끝에 총격,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 배심원은 유죄 평결을 내렸고 검사는 흑인 사회의 반발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판사는 두순자가 재범의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400시간의 사회 봉사 명령과 함께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결국 이 판결로 인해 흑인들의 사법 시스템 및 한인들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었고, 결국 로스앤젤레스의 흑인 지역에서 장사하던 한국인이 흑인들의 주요 폭행 대상이 된 단초를 제공했다.

4·29 LA 폭동 당시 경찰은 베벌리 힐스와 할리우드등 부촌과 백인들이 사는 지역을 지키고 폭행 살인 등으로 심각한 상태였던 한인 상점이 몰려 있는 한인타운 지역은 방관했다. 이 때문에 한인들은 상점을 지키기 위해서 진지를 구축하고 흑인들의 폭력에 자체 대응하고 위기를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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