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커뮤니티 원로 이민휘 회장 별세
07/03/23  

▲ 고 이민휘 전 미주한인 총연합회 총회장. 사진=worldkorean.net


미주한인총연합회 총회장을 역임했던 미주 한인사회의 원로 이민휘 회장이 지난 24일 새벽 LA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

고 이민휘 회장은 경기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1956년 미국으로 건너와 샌호세대학교에 입학, 1959년 이 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샌호세대학교 재학 중이던 1956년 12월 이봉희 씨와 결혼했다.
고인의 선친인 운호 이규갑 목사는 독립운동가로 상해 임시정부 창립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봉희 여사의 아버지이자 고인의 장인은 기미 독립선언 33인의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연당 이갑성 애국지사이다.

이민휘 회장은 미주 한인사회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 회장은 양가 어른들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샌호세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활동하다 1969년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건너와 미국 서부에서는 최초의 태권도 도장인 화랑체육관을 열고 태권도 보급에 힘을 기울였다.

이 회장은 태권도 보급에 힘쓰던 중, 1971년 7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을 맡으면서 미주 한인사회를 위한 일에 앞장서기 시작해 그 후 샌프란시스코 한국 라디오 및 TV 방송회장, 재미대한체육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1972년에는 대한체육회 미주지부를 인가 받아, 그해 태권도 선수단 26명을 대동하고 한국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 외국교포팀으로는 처음 출전했다.

이 회장은 1975년, 돌볼 사람도 없이 샌프란시스코 사이프러스 공원묘지에 묻혀 있던 장인환 열사 묘지를 한국 동작동 국립묘지 내 애국자 묘지에 봉안하도록 힘을 기울였다. 장 열사의 유해는 이 회장의 노력으로 한국에 안장됐다. 한국 정부는 1962년 장 열사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한 바 있다.
장인환 열사는 1908년 고종의 외교 고문으로 한국에 가 있었던 미국인 스티븐스가 미국에 돌아와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며 “일본의 지배는 한국에게 유익하다.”는 등의 친일 발언을 하자 샌프란시스코 인근 오클랜드역에서 전명운 열사와 함께 민족의 이름으로 그를 저격, 처단했다.

1976년 LA로 이주한 이 회장은 1979년부터 83년까지 4년간 미주한인총연합 총회장을 역임했으며 2006년에는 미주한인재단을 결성해 ‘자랑스러운 한국인상’을 제정, 1년에 2~3명을 시상했다. 한국 피겨의 전설인 김연아 선수도 이 상을 받았다.

한국 정부는 이 회장의 미주 한인사회를 위한 헌신을 높이 기려 2010년 이 회장에게 최고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이 회장은 이밖에 국민훈장 동백장, 5.16 민족상, 체육훈장 거상장, 호국영웅기장 등을 수훈했다. 2018년 동국대는 그에게 자랑스러운 동국인 대상을 수여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출판한 일대기 ‘외길’에서 “한인사회는 내 인생의 애환이 서린 내 몸 같은 것”이라며 미주 한인사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봉희 씨와 할리우드에서 영화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동하는 필립 리, 사이먼 리등 두 아들이 있다.

장례식은 오는 7월 26일(수) 오전 11시 45분 할리우드 포레스트론(6300 Forest Lawn Dr., LA, CA 90068)에서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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