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위 1% 소득층은 소득의 5분의 1을 교묘한 수법을 이용해 세금 신고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피된 소득세만 거두어들여도 10년간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 추가구제책 규모는 1.9조달러다.

지난 23일 ‘뉴스핌’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날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연구기관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최근 발표한 논문 '상위 소득계층의 탈세'에서 미국 상위 1% 계층의 소득 중 약 21%에 해당하는 금액이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세금 신고에서 누락된 소득 21% 가운데 6% 정도는 그 수법이 교묘해서 감사에서 적발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특히 최상위 0.1% 소득 계층의 탈세 규모는 국세청이 예상하는 수준의 2배를 능가한다.

이들 소득 계층은 소득세 탈루가 쉬운 파트너십 형태로 회사를 운영하는데 주로 투자펀드나 부동산 사업, 가족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기업 수익을 소유주 개인소득으로 잡아 법인세 대신 소득세를 내는 '패스스루(Pass through)'기업이 크게 증가했다. 이 패스스루기업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혜택과 더불어 세금 회피도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까지의 국세청 내부 세무조사 자료를 이용해 실제 소득을 추정한 결과 하위 50%의 미신고 소득은 7%에 불과했지만, 상위 계층으로 갈수록 규모가 커졌다.

연구진인 런던경제대학 대니얼 레크 교수는 "고소득층일수록 세금 탈루 방식이 정교하기 때문에 당국이 이를 적발하기는 더욱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논문은 국세청이 세금 추징에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고소득층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해 과세할 경우 향후 10년간 세금 1조 달러를 더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찰스 레티그 국세청장도 의회 보고에서 이번 연구를 언급하며 "국세청 예산이 1달러 늘면 세금 징수는 5~6달러 늘어날 것이고 세금 탈루를 막는 전문 요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