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신규 총기 소지자’ 급증
12/26/21  

미국에서 2020년 이후 1년여간 500만명 이상이 신규 총기 소지자가 됐다는 집계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총기를 처음 구입한 사람이 급증한 것이다.

 

21일 ‘한겨레’에 따르면 영국 일간 가디언은 노스이스턴대의 맷 밀러 교수가 전날 미 학술지 ‘내과학 연보’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생애 처음으로 총기를 소유하게 된 미국인을 500만 명 이상으로 집계했다고 20일 보도했다.

2019년에 생애 최초로 총기를 취득한 인구가 24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이후 총기 구매가 폭증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밀러 교수는 2019년 이래 신규 총기 보유자 수 약 750만 명은 미국 전체 성인의 2.9%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540만 명이 그동안 총기가 없었던 집에 총을 보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미국인들의 전체 총기 구매량은 전년(1380만 정)에 견줘 280만 정 증가한 1660만 정을 기록했다. 밀러 교수는 “신규 총기 구매자들 중에는 흑인과 여성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밀러 교수는 미국인들의 집에 총기가 많아짐으로써 더 많은 가족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인들뿐만 아니라 2019년 이후 집에 총을 갖게 된 5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어린이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총기 구매가 급증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밀러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3월 팬데믹 상황을 선언한 것과 총기 판매의 극적 확대는 시기적으로 일치한다.”면서도, 바이러스 확산과 총기 판매 급증의 연관성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원조사 때 구매 동기를 기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러 교수는 가정에 총기가 늘어난 것은 분명한 위험 요소라고 설명했다. 밀러 교수는 “집에 총을 들여놓으면 소지자의 자살 위험은 4배 증가하고, 어린이를 비롯한 다른 가족의 안전 문제도 커진다.”며 “당장 총기를 이용한 자살이나 사고 사례가 전반적으로 증가하지 않더라도 그런 가정이 큰 위험에 놓이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지난 10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발생한 총기 폭력 사건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30% 늘었고, 이는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총기 구입 증가가 주원인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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