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예산 삭감 도시들 다시 예산 늘려
01/02/22  

지난 2020년,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불거지자 경찰 예산을 삭감했던 도시들이 각종 강력 범죄율이 치솟자 다시 경찰 예산을 늘렸다.

 

지난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포틀랜드, 미네아폴리스, 볼티모어, 오클랜드 등이 이런 도시들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도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미 전역을 뒤흔들던 2020년 '경찰 예산을 끊어라'(Defund the police) 구호가 힘을 얻자 경찰 예산을 대폭 줄였다. 2020년에는 경찰의 잔혹한 진압 행위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은 일을 계기로 전국적 인종차별 항의 운동이 벌어진 바 있다.

지난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가 3억1천700만 달러, 1억5천만 달러를 삭감했고, 다른 도시들도 수백에서 수천만 달러 가량을 줄였다.

 

그러나 2020년, 십수 개 도시에서 살인·강간·강도 발생이 기록적 수준으로 집계됐고, 지난해에는 강력 범죄 발생 건수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내다봤다.

미국에서 진보 도시로 손꼽히는 포틀랜드에서는 지난해 1월- 9월 동안 살인이 73건 발생했는데, 이는 기존 최다치였던 1987년 66건보다 많다.

시카고의 경우 지난해 12월 21일까지 집계된 살인은 783건으로 지난해보다 4.5% 증가했다. 성범죄는 29% 늘었다.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종차별 반대 운동 진앙이 된 미네아폴리스도 전년 대비 살인이 13.4% 증가했으며 뉴욕, 볼티모어 등에서도 지난해 살인이 2~3% 더 많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 도시들은 모두 올해 경찰 예산을 다시 늘렸다.

뉴욕이 4억6천500만 달러로 가장 큰 폭으로 경찰 예산을 늘렸고, 시카고도 1억8천900만 달러를 투입하며 뒤를 이었다. 가장 적게 예산을 늘린 도시는 오클랜드와 포틀랜드로 각각 330만 달러, 520만 달러를 추가했다.

 

더타임스는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시 당국이 예산 삭감 후 치솟은 범죄율로 경찰 예산을 끊어라 운동을 외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전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경찰국장을 역임한 윌리엄 브래튼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찰에 부담이 쏠리는 상황에서 예산 축소 조치로 경찰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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